바이든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항의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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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미국 대선의 가장 중요한 정책 이슈는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 문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2년 대선 때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으로 재선 도전에 나섰던 조지 H.W. 부시 당시 대통령을 꺾은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번 대선에서도 경제 문제는 중요한 정책 이슈로 꼽히고 있으나 기록적인 불법 이주민 입국 문제와 맞물려 부각된 이민 문제에 관심이 더 집중되는 모습이다.
경제 상황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은 개선되고 있는 흐름이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가 바이든 대통령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다 "이민자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말하면서 초강경 이민 정책을 공약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 이슈에서도 더 나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 문제를 앞세워 진보·민주 진영의 유권자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2022년 6월 연방 차원의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폐기된 이후 낙태권 문제가 주요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공화당 우세지역인 오하이오주에서 낙태 권리를 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안이 통과되는 등 낙태권 문제가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외 정책 문제는 일단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정부가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지원한 것이 지지층 이반으로 표출되고 있어서다.
아랍계 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미시간주에서 지난달 말 진행된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지지 후보 없음'이 13.2%(10만1천438표)를 받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바이든 대통령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합주인 미시간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던 2016년의 경우 1만1천표로 승부가 갈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방위비 분담이 저조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보호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나토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 방위비 지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러시아가 원하는 것을 하라고 격려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른바 동맹 경시 기조가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정책적 문제와 별개로 대결 구도적으로는 무소속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느 진영에 더 타격을 입힐지도 대선 승패의 변수다.
폭스뉴스의 3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양자 대결시 각각 47%, 49%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다자 대결에서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13%를 기록하면서 바이든 대통령(38%)과 트럼프 전 대통령(41%) 둘 모두 지지율이 양자 대결 때보다 낮아졌다.
다만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어느 진영의 표를 더 흡수할지는 아직은 불투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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