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관리 목표치 달성까지 남은 마지막 구간, 즉 '라스트 마일'을 앞두고 주요국의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더뎌지면서 금리 인하로 돌아서는 시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은행 물가동향팀은 오늘(27일) '최근 한국·미국·유로 지역의 디스인플레이션 흐름 평가'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지난해 중반까지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최근 그 속도가 더뎌졌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은은 주요국 물가상승률은 정점부터 12개월 동안 에너지 가격 하락이 공통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빠르게 둔화 됐으나 '정점+12개월 이후'에는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유가가 다시 상승하며 둔화 흐름이 주춤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점+12개월' 이후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공통적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데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함께 국가별로 조금씩 다른 요인들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탄탄한 경기와 노동시장 상황, 유로 지역은 높은 임금 오름세 등이 물가 둔화 흐름을 더디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국과 달리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물가 둔화 속도를 더디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1.4%p)이 큰 폭으로 오른 데는 농산물 가격 급등 영향이 컸습니다.

국가별 공통 요인인 국제유가는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며 다시 80달러를 웃도는 등 글로벌 물가 둔화 흐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향후 물가 상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봤습니다.

한은은 팬데믹 이후 지금까지의 통화 긴축 정도의 차이는 대체로 국가별 누적 물가상승률 차이에 비례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며, 물가 둔화 속도가 더뎌진 최근 상황이 각국의 통화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물가 둔화 속도를 더디게 하는 국가별 요인이 빠르게 해소되지 않으면 각국의 금리 인하 결정 시점은 시장의 기대보다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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