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에게 이미 ‘낮게 매달린 과일’은 더 이상 없는 상황”이라며 “‘높게 매달린 과일’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어려움이 수반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총재는 오늘(5일)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가 공동주최한 노동시장 세미나 환영사에서 “우리 사회가 아직 안타깝게도 이러한 공감대를 정책화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이는 구조개혁 과정에서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려우며 단기적인 고통이나 희생이 수반되기 때문”이라며 “이번 세미나가 구조개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알을 깨는 고통이 수반된다는 각오로 사회적 합의를 이뤄 나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왜 한국은행이 작년에 이어 연속으로 노동시장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는지 의아해하는 분도 계실 것”이라며 “노동시장을 빼고는 거시경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노동시장에 대한 이해는 중앙은행 업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팬데믹 이후 노동공급 감소와 회복 과정은 각국의 경기와 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고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노동시장과 거시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세미나에서 발표한 돌봄 서비스 비용 완화와 관련한 제언과 관련해 일부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서도 이 총재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보고서에서 한은은 외국인에 대한 고용허가제 대상 업종에 돌봄서비스업을 포함하고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하는 방식을 제안했는데, 이에 대해 돌봄의 질 하락, 내국인 종사자 처우 동반 저하 등의 우려가 나왔습니다.
이 총재는 “(돌봄과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 퀄리티가 있고 그걸 다양한 가격에 공급할 옵션을 주면서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저런 부작용을 다 해결하지 못하니까 하지 말자고 해버리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작용에 대한) 논의를 계속 하다 보면 결론이 정부 지원과 보조를 늘리는 것, 공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간다”며 “공적인 도움이 거저 오는 것이 아닌데 들어가는 돈을 다 계산하면 이게 과연 솔루션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총재는 “지금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면서 돌봄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다 나서서 해결해줘야 한다는 결론으로 가는건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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