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일동맹을 근간에 둔 동맹 구조 재편을 본격화하면서 한국의 '외교 좌표'를 놓고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통해 인태 지역을 무대로 한 대(對)중국 대응에 '한 몸처럼' 나설 수 있는 동맹으로 발돋움을 선언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미국의 인태지역 동맹 구조를 기존의 '중심축과 바큇살'(hub and spokes) 형태에서 '격자형'(lattice-like)으로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심축과 바큇살' 형태는 미국을 축으로 한국, 일본, 필리핀 등 동맹국들이 바큇살처럼 미국과 각각 연결된 체제다. 반면 '격자형' 동맹은 미국뿐 아니라 동맹국들끼리도 서로 촘촘하게 연결된 구조를 가리킨다. 기존 '중심축과 바큇살'이 미국이 개별 동맹국들을 일방적으로 보호해 주는 구조라면, 격자형 동맹에는 결국 동맹국들끼리도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미국과 함께 지역 안보를 지탱해야 한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동맹국들을 격자처럼 엮기 위해 미 바이든 행정부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군사동맹),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 한미일 등 다양한 소다자 협의체 구축에 공들여 왔다. 미일 정상회담 다음 날인 1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열린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의도 그 일환이다.
특히 일본은 이 모든 소다자 협의체에 '상수'로 참여하면서 미 인태전략의 기초가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일이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상호운용성 강화 등 보다 통합된 동맹으로 변화를 꾀하는 것은 '근간' 구실을 하는 미일동맹이 더욱 원활하게 함께 움직이도록 하려는 취지로도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