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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처방된 중독, 나를 믿지 마세요.' 중에서]

13년 전, 생때같은 아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자식을 먼저 보낸 고통은 임 씨를 갉아먹고 옥죄었다.

<녹취> 임소영
주위에서 잠도 자다가 못 자다가 하고 계속 막 울고 이러니까 그냥 정신과 가면 치료가 된다고 얘기를 해서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죠.

의사는 임 씨에게 로라제팜 성분의 신경안정제와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를 처방해 줬다.

<녹취> 임소영
약을 먹으면 막 고조됐던 생각이 서서히 이렇게 내려 가면서 나중에는 아무 생각이 안 들고. 너무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으니까

세 알로 시작한 약은 열일곱 알이 됐고, 어느 새 중독됐다. 중독은 일상에 균열을 일으키며, 임 씨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녹취> 임소영
운전을 하는데 저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데 뒤에 나무가 있는데 계속 막 박은 거예요. 좀비 같았대요. 4~5개월 만에 차를 두 번 폐차시켰어요.

살기 위해 약을 끊자, 지옥이 시작 됐다.

<녹취> 임소영
막 몸이 미쳐서 날뛰는데 진짜 1초도 이게 몸을 가만히 앉아서 못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막 계속 움직여야 되고 미친 사람 같은 느낌. 그냥 안전한 약이고 평생 먹어도 되는 약이라고 하니까 마약성이라고 했으면 애초에 겁을 내고 이거
안 먹고 싶어요, 라고 얘기를 했을 텐데... 약이 정말 무서운 것 같아요.

흔히 마약으로 부르는 물질은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그 중엔 임 씨가 처방 받은 것과 같은 의료 목적의 의약품도 있다. 중독과 부작용 우려가 있어 의료진의 엄격한 통제 하에 써야 하는 의료용 마약류다.

<녹취> 장창현
의존성과 남용 위험성이 있는 약들이고 자칫 잘못하게 되면 본인이 의도해서이든,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의존성에 빠져들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거거든요.

정부가 공식 집계한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만 8천3백여 명.

<녹취> 현장음
21시 40분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체포합니다.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긴급 체포하는 거예요.

올해 9월에는 이미 2만 명을 넘었다. 하지만 이조차 전체 마약 범죄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게 정설이다.

<녹취> 김낭희
단속된 것만 나오다 보니까 그거 가지고 우리가 우리나라의 약물 문제가 이 정도야, 라고 얘기할 수 없죠. 왜냐하면 검경에서 얼마나 열심히 일을 했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수치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 약물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거에는 한계가 있죠.

KBS는 국내 최초로 전국의 마약 실태를 조사했다.

“단 한 번이라도 의사 처방 없이 치료 목적 이외의 용도로 마약을 사용한 적 있는가“ 라는 질문에, 3.2%가 사용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 대상을 기준으로 보면 120만 명에 해당한다.

이들이 어떤 마약을 사용했는지 물었다. 1위 대마를 제외하고, 2위부터 5위까지, 모두 의료용 마약류였다.

마약을 처음 접한 것도 의료인이 가장 많았다.

<녹취> 김낭희
지금 사실은 필로폰이나 이런 것보다 병·의원을 통한 처방약의 불법 오남용이 더 심각하게 문제가 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조금 듭니다. 확산의 속도가 그리고 너무 쉽다는 차원에서

2년 째 약물 중독 재활 중김수민 씨가 처음 접한 약물도, 살 빼는 약, 의료용 마약류였다.

<녹취> 김수민 (가명)
제가 어렸을 때부터 체형이 통통했단 말이에요. 그때 친구 추천으로, 친구가 이거 한 번 먹어봐라. 그러면 식욕이 많이 없어지고 살이 엄청 잘 빠진다.

친구가 건넨 약을 먹고 살이 빠지자, 김 씨는 곧, 직접 약을 구하기 시작했다.

병원을 찾은 김 씨가 처방 받은 것은 펜터민 성분의 식욕억제제. 하지만, 부작용이 생겼다.

수면 장애는 다른 약을 더 먹게 만들었다.

<녹취> 김수민 (가명)
일단 입이 마르고 불면증. 잠이 안와요. 제가 그래서 신경안정제, 수면제 이런 종류를 먹기 시작했는데 졸피뎀, 스틸** 그런 종류들 먹고

약에 중독되자 엑스터시와 필로폰 같은 불법 마약까지 손을 댔다.

미술을 전공한 김 씨는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

<녹취> 그림 그리며
직선을 그렸어야 됐는데 직선이 안 그려지고 삐뚤게 그려지는 게 왜 이렇게 힘들게 그리지?
원래 같으면 그냥 이렇게 쭉 그리잖아요 그런데 이게 안 되는 거예요.

김 씨는 큰 거부감 없이 먹기 시작한 의료용 마약류가 불법 마약에 대한 경계심을 낮췄다고 말한다.

<녹취> 김수민 (가명)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그러잖아요. 걔네들이 진짜 가랑비예요. 다이어트 그것부터 시작해가지고 차근차근 한 거잖아요, 필로폰까지. 그런 약들을 할 때 내가 이미 그런 약을 먹고 있으니까 그 다음 약으로 올라가는 거는 더 쉬웠어요.

필로폰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은정 씨 역시, 중독의 시작은 식욕억제제였다.

<녹취> 이은정 (가명)
똑같은 게 잠 못 자는 거? 그거 말고는 저에게는 되게 디*** 비슷하다 보니까 위험하다는 생각을 전혀 못 했어요. (필로폰과 디***이 비슷하다고 느낀 거예요?) 입 마른 느낌 이게 모든 게 다 똑같아요 잠 못 자고 심장 뛰고 약간 이런 거?

방송일시 : 2023년 11월 21일(화) 밤 10시 KBS 1TV / 유튜브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39&ref=pMenu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RbOcsRmmmKk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hangkbs
WAVVE '시사기획 창' 검색

#처방 #중독 #약물 #처방전 #의사 #환자 #수면제 #졸피뎀 #마약 #진통제 #수면유도제

출처: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26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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