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보도…"정보 부정확성 등 이유로 멕시코 대통령 직접 조사는 없어"
멕시코 대통령 "완벽한 허위"…기자 전화번호 공개해 '좌표찍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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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 당국이 멕시코 대통령 측근과 마약 밀매 카르텔 간 부적절한 자금 흐름 의혹에 대해 장기간 조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멕시코 대통령 측과 카르텔 연계 의혹 조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멕시코 대통령 측근들이 카르텔 조직원으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미국 사법당국의 추적이 수년간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사안에 정통하다는 3명의 취재원을 인용한 NYT 보도는 2018년 12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취임 전후 멕시코 정부 관리들 및 대통령 측 인사와 카르텔 조직원 사이에 '잠재적 연관성'을 암시하는 정보들이 미 수사관들에 의해 입수됐다고 전했다.
미국 측 수사관들은 멕시코 마약 카르텔 활동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관련 정보들을 듣게 됐다고 한다.
예컨대 한 보고서를 보면 멕시코 대통령 최측근 중 한 명이 2018년 대선 전 시날로아 카르텔 우두머리급 조직원인 이스마엘 삼바다 가르시아를 만났다는 정황이 담겼다고 NYT는 보도했다.
세타스 카르텔을 만든 두목은 멕시코 대통령 측근 2명에게 석방 대가로 400만 달러를 지불했다는 의혹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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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마약 카르텔이 대통령 아들에게 마약 자금을 건네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있다는 정보를 제3의 정보원으로부터 입수했다'는 보고서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이달 초 미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프로퍼블리카도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의 자료수집 내용을 토대로 2006년 멕시코 대선 때 시날로아 카르텔이 로페스 오브라도르 선거캠프에 200만 달러 상당을 지원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06년 대선에서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에게 득표율 0.58% 차이로 석패했다.
다만, 미국 당국은 관련 의혹들의 정점이라고 볼 수 있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조사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원들의 언급은 입증하기 어렵고 때로는 부정확한 부분이 있었던 데다 미국 정부에서 관련 사실관계 파악에 미온적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NYT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완전한 허위이자 비방"이라고 선을 그으며 발끈했다.
그는 NYT 온라인 기사 공개 전이었던 이날 아침 정례 기자회견에서 "(NYT가) 오늘 카르텔 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한 기사를 낼 모양인데,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저널리즘이 쇠퇴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정보원들이라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관련 증거나 동영상이 대체 어디에 있다는 것이냐?"고 힐난했다.
멕시코 대통령은 "이번 사안이 미국 정부와의 관계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자신의 주변인 등 조사 경위에 대한 미국 정부의 답변을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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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도중 그는 이번 사안에 대해 멕시코 정부를 통해 취재한 NYT와의 질의응답 과정을 설명하면서, 취재 기자의 전화번호를 직접 큰 목소리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NYT 측은 소셜미디어에 "언론인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는 이런 시기에 나온, 받아들일 수 없는 전술"이라고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했다. 취재 기자에게 항의하도록 우회적으로 지지자들을 독려하는 일종의 '좌표찍기'라는 것이다.
특히 멕시코는 취재 활동을 하는 기자들에 대한 위협이 큰 나라 중 하나다.
앞서 국경없는기자회(RSF)는 2003∼2022년 멕시코에서 20년간 취재 및 보도 업무와 관련해 목숨을 잃은 기자가 125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라크와 시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달에는 언론인 수백명의 주소와 신분증 등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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