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배후 APT40이 해킹 시도"…美·英과 달리 별도 제재는 없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미국과 영국에 이어 뉴질랜드 의회도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커 집단으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26일(현지시간) 뉴질랜드 1뉴스 등에 따르면 주디스 콜린스 통신보안국(GCSB) 장관은 성명을 통해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는 2021년 뉴질랜드 의회 자문실과 사무처가 'APT40'으로 알려진 중국 국가 지원 단체로부터 사이버 공격당했다"고 밝혔다.

GCSB는 해커 집단이 여러 데이터를 검색했지만 민감하거나 전략적인 정보에는 접근하지 못했고, NCSC가 이들의 활동을 억제하고 차단했다며 "이들이 사용한 전술과 기법을 분석한 결과 해커들과 중국을 확실히 연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에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는 "이번 사건은 뉴질랜드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우리의 민주적 기관을 공격하는 모든 국가의 악의적 사이버 활동에 대해 경고한다"고 밝혔다.

윈스턴 피터스 부총리 겸 외무 장관은 정부의 우려를 주뉴질랜드 중국 대사에게 전달했다며 "이러한 성격의 외국 간섭은 용납할 수 없으며, 중국에 향후 이러한 활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의 이번 발표는 미국과 영국이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커 집단으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며 관련자들을 제재한 직후 나왔다.

전날 미국 국무부는 중국 방첩 기관인 국가안전부와 연결된 일명 'APT31'이 사이버 위협 그룹이라며 이들이 "미국 정부 당국자, 정치인, 선거 캠프 관계자, 다양한 미국 경제 및 국방 관련 단체와 당국자 등을 노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국 법무부는 니가오빈, 웡밍, 청펑 등 7명을 이번 사건 관련자라며 컴퓨터 사기 혐의로 기소했고, 미 재무부는 이들을 포함해 우한 샤오루이즈 과학·기술 유한회사를 미국 중요 인프라를 겨냥한 악의적 사이버 활동 혐의로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영국도 이름을 특정하지 않은 중국의 국가 연계 해커 그룹이 2021∼2022년 영국 선거관리위원회 해킹의 배후라며 이들이 수백만 명의 선거인 명부 사본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이 중국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영국 의회 의원들에 대한 '정찰 활동'을 시도했다면서 관련자 2명과 1개 기업을 제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영국과 달리 뉴질랜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별도의 제재를 내리지는 않았다.

럭슨 총리는 "우리는 중국과 오랫동안 복잡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우리는 무역 발전에 대해 매우 건설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미국 중심의 기밀 공유 동맹 '파이브 아이즈'에 속해 있지만 중국이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보니 다른 동맹 회원국들에 비해 중국에 유화적으로 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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